양자 간섭: 숨어 있던 위상이 결과를 뒤집습니다

양자 미니랩 마지막(한 단계 더). |0>─H─H는 항상 0, 중간에 Z를 하나 넣은 |0>─H─Z─H는 항상 1이 됩니다. 3편에서 측정에 안 보이던 위상 차이가 두 번째 H를 만나 간섭으로 결과를 뒤집는 걸 눌러봅니다.

게이트 하나를 회로 가운데 끼워 넣습니다. 측정 결과가 100% 0에서 100% 1로 바뀝니다. 그 게이트는 3편에서 "측정에는 아무 영향도 없다"고 했던 바로 그 Z입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둘 다 맞습니다. H를 한 번 더 걸면, 숨어 있던 위상이 간섭을 통해 측정 결과를 통째로 바꿉니다. (한 단계 더 보기 · 완결)

H를 두 번 걸면

|0> ─ H ─ H 회로를 측정하면 결과는 항상 0입니다. 첫 H가 만든 중첩이 두 번째 H에서 정확히 되돌려져 |0>로 복원되기 때문입니다. 확률이 아니라 확정입니다.

Z 하나가 결과를 뒤집는다

이제 두 H 사이에 Z 게이트를 하나 넣어 봅니다. |0> ─ H ─ Z ─ H 회로를 측정하면 결과는 항상 1입니다. Z는 3편에서 봤듯 |+>를 |−>로 바꾸는, 측정에 안 보이던 위상 변화였습니다. 그런데 그 위상이 두 번째 H를 만나 간섭을 일으켜, 이번엔 결과 자체를 0에서 1로 뒤집습니다.

Z를 켰다 껐다 해 보세요

Z를 넣고 빼며 결과를 보세요

Z 하나로 결과가 0에서 1로 뒤집힙니다

0─ H ─·─ H ─측정

H를 한 번 건 뒤 상태: + — 3편에서 본 |+> 그 상태입니다.

100%측정 = 0100
0%측정 = 10

Z가 없으면 100번 모두 0입니다. 첫 H로 만든 중첩이 두 번째 H에서 정확히 상쇄·보강되어 |0>으로 되돌아옵니다.

여기까지가 큐비트 첫걸음

네 편을 지나며 비트 뒤집기(X)중첩과 측정(H)같은 50:50, 다른 상태(위상)간섭까지 봤습니다. 큐비트는 그냥 확률 동전이 아니라, 측정에 숨어 있던 위상이 간섭으로 결과가 되는 정보 단위였습니다.

이 시리즈가 다루지 않은 것: 큐비트 여러 개의 얽힘, 실제 양자 알고리즘, 하드웨어의 잡음·오류정정. 모두 다음 이야기 거리입니다.

이 데모는 잡음이 없는 이상적 1큐비트 시뮬레이션이며, 측정 난수도 실제 양자 난수가 아니라 이론 확률을 재현한 의사난수입니다. 간섭으로 결과가 확정되므로 몇 번을 재도 100:0이 나옵니다.

데모만 따로 보려면 전체 화면으로 열기.

Z 넣기 / 빼기 로 가운데 Z를 켜고 끄고, 다시 측정 으로 100번 측정해 보세요.

  • Z 없음 → 막대가 0에 100%.
  • Z 있음 → 막대가 1에 100%.

가운데 표시된 H를 한 번 건 뒤 상태(|+> / |−>)가 바로 3편의 두 상태입니다. 측정에 안 보이던 그 차이가, 여기서 결과가 됩니다.

손으로 따라가 보기

숫자가 궁금하다면 두 줄이면 끝납니다. H는 |0>과 |1>을 이렇게 바꿉니다.

H|0> = ( |0> + |1> ) / √2
H|1> = ( |0> − |1> ) / √2

Z가 없을 때는 첫 H가 만든 ( |0> + |1> ) / √2 에 H를 다시 겁니다. 각 항을 위 규칙으로 바꿔 더하면 |1> 항끼리 부호가 반대라 서로 지워지고 |0>만 남습니다. 그래서 항상 0입니다.

Z를 넣으면 중간 상태가 ( |0> − |1> ) / √2 로 바뀝니다. 이번에는 같은 계산에서 |0> 항끼리 지워지고 |1>만 남습니다. 그래서 항상 1입니다.

한쪽은 지워지고 다른 쪽은 살아남는 것. 이것이 간섭입니다. 물결 두 개가 만나 골과 마루가 겹치면 잠잠해지고, 마루끼리 겹치면 더 커지는 것과 같은 구조입니다.

소수로 바꿔 보면 더 분명합니다

1/√2 ≈ 0.7071을 넣고 두 경우를 나란히 계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Z 없음]  중간 상태 (0.7071, 0.7071)
  |0> 쪽:  0.7071 × 0.7071  +  0.7071 × 0.7071  =  1.0
  |1> 쪽:  0.7071 × 0.7071  −  0.7071 × 0.7071  =  0.0

[Z 있음]  중간 상태 (0.7071, −0.7071)
  |0> 쪽:  0.7071 × 0.7071  −  0.7071 × 0.7071  =  0.0
  |1> 쪽:  0.7071 × 0.7071  +  0.7071 × 0.7071  =  1.0

부호 하나가 바뀌었을 뿐인데 1.0과 0.0의 자리가 통째로 맞바뀌었습니다.

행렬로 확인하면 더 짧습니다. H를 두 번 곱하면 아무것도 안 한 것과 같아집니다.

H × H = [1 0]
        [0 1]

그래서 |0> ─ H ─ H 는 |0>을 그대로 돌려주고, 사이에 Z를 끼우는 순간 그 상쇄가 깨지면서 반대쪽이 살아납니다.

여기서 확률은 0.5씩 나뉜 게 아니라 1.0과 0.0으로 확정됩니다. 몇 번을 재도 100:0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2편의 50:50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고, 그 차이를 만든 것은 게이트 하나가 바꾼 부호 하나뿐입니다.

같은 Z 인데 자리를 바꾸면 아무 일도 없습니다

간섭을 일으키는 것이 Z 자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게이트를 회로의 다른 자리에 두고 각각 계산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0> ─ H ─ H          P(0) = 1.0000    P(1) = 0.0000
|0> ─ H ─ Z ─ H      P(0) = 0.0000    P(1) = 1.0000   ← 뒤집힘
|0> ─ Z ─ H ─ H      P(0) = 1.0000    P(1) = 0.0000
|0> ─ H ─ H ─ Z      P(0) = 1.0000    P(1) = 0.0000

Z 를 맨 앞에 두면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Z 는 |1> 쪽 진폭의 부호만 바꾸는데, 시작 상태 |0>에는 |1> 성분이 아예 없어서 바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0에 마이너스를 붙여도 0인 것과 같습니다.

맨 뒤에 두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번째 H 가 이미 상태를 |0>로 되돌려 놓은 뒤라, 그 시점에도 |1> 성분이 없습니다. 게다가 측정 확률은 진폭을 제곱해서 구하므로 마지막 단계의 부호는 어차피 결과에 남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위상 변화가 결과를 바꾸려면 두 조건이 함께 필요합니다. 바꿀 |1> 성분이 이미 있어야 하고, 그 뒤에 두 성분을 다시 섞는 연산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가운데 자리만 그 둘을 모두 만족합니다. 위상은 그 자체로 관측되는 값이 아니라 나중에 섞일 때에만 드러나는 정보라는 점이, 이 세 줄의 비교에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여기까지 오면 양자 알고리즘이 무엇을 노리는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틀린 답으로 가는 경로들의 위상을 서로 지워지게 만들고, 맞는 답으로 가는 경로만 살아남게 배치하는 것.

양자컴퓨터가 "모든 답을 동시에 계산해서 빠르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중첩으로 여러 경로를 동시에 담을 수는 있지만, 측정하면 결국 하나만 나옵니다. 그 하나가 원하는 답이 되도록 확률을 몰아주는 장치가 바로 간섭입니다. NIST의 해설도 같은 지점을 짚습니다. 병렬로 다 계산한다는 비유가 어디서 어긋나는지가 이 편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이 데모의 회로는 그 구조를 가장 작게 줄인 형태입니다. 두 갈래가 생기고(H), 한쪽 위상이 바뀌고(Z), 다시 합쳐지며 한쪽이 지워집니다(H). 실제 알고리즘은 문제 구조에 맞는 상태 준비·얽힘·오라클과 측정을 함께 사용하므로 이 세 게이트의 단순 반복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는 상대 위상을 측정 가능한 확률 차이로 바꾸는 원리까지만 가져왔습니다.

실제 장치에서는 100:0 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데모가 항상 100:0 을 내는 것은 잡음이 하나도 없는 계산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양자 장치에서 같은 회로를 돌리면 그렇게 나오지 않습니다.

게이트를 걸 때마다 아주 작은 오차가 붙고, 상태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흐트러지고, 측정 자체에도 오류가 섞입니다. 그래서 98:2 나 95:5 처럼 조금 섞인 분포가 나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리고 이 어긋남은 회로가 길어질수록 빠르게 커집니다.

여기서 실제 하드웨어의 제약이 나옵니다. 간섭이 계산에 쓸모 있으려면 위상이 흐트러지기 전에 회로를 끝내야 합니다. 알고리즘이 이론적으로 옳아도 필요한 게이트 수가 장치가 버티는 길이를 넘으면 결과가 잡음에 묻힙니다. 회로 깊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이 화면의 깔끔한 100:0 은 원리를 보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원리가 성립한다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써먹을 수 있다는 것 사이에는 아직 큰 간격이 있습니다.

시리즈를 마치며

네 편을 지나며 비트 뒤집기(X) → 중첩과 측정(H) → 같은 50:50, 다른 상태(위상) → 간섭까지 봤습니다. 큐비트는 단순한 확률 동전이 아니라, 숨은 위상이 간섭으로 결과가 되는 정보 단위였습니다.

네 편을 쓰면서 계속 되뇐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한 편에 개념 하나, 화면에 버튼 둘까지. 처음에 만들었던 "다 되는" 실험실을 접고 여기까지 온 게 그 기준 덕분이었습니다. 대신 이 시리즈가 다루지 않은 것도 분명히 해 둡니다. 큐비트 여러 개의 얽힘, 실제 양자 알고리즘, 하드웨어의 잡음과 오류정정은 모두 이 데모 밖의 다음 이야기입니다.

1편 · 큐비트의 첫인상은 그냥 비트입니다부터 다시 보거나, 바로 앞의 3편 · 확률이 같아도 같은 큐비트는 아닙니다로 돌아가 수식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데모는 잡음이 없는 이상적 1큐비트 시뮬레이션이며, 측정 난수도 실제 양자 난수가 아니라 이론 확률을 재현한 의사난수입니다. 간섭으로 결과가 확정되므로 몇 번을 재도 100:0이 나옵니다.

확인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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