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 재서 1이 아홉 번 나왔습니다. 이 큐비트는 1 쪽으로 기울어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이론값은 정확히 50:50이고, 열 번은 그냥 너무 적습니다. 이번 편에서 볼 것이 그 두 가지입니다. H 게이트를 걸면 큐비트는 측정하기 전까지 0도 1도 아닌 상태가 되고, 측정하는 순간 0 또는 1 하나로 정해집니다. 그리고 그 비율이 50:50으로 보이려면 생각보다 많이 재야 합니다. (입문 편)
H 게이트와 중첩
X가 값을 뒤집었다면, H 게이트는 큐비트를 중첩 상태로 만듭니다. 이때 큐비트는 "0이면서 1"이 아니라, 측정하면 0이 될 수도 1이 될 수도 있는 상태입니다. 이 확률은 각각 정확히 절반입니다.
측정하면 하나로 정해진다
중요한 건 측정입니다. 이 데모처럼 |0>·|1>(계산 기저)로 측정하면, 아무리 중첩이어도 결과는 언제나 0 아니면 1 하나로 나옵니다. 절반짜리 값이 관측되는 일은 없습니다.
횟수를 바꿔 가며 눌러 보세요
횟수를 고르고 측정하세요
회로 0 ─ H ─ 측정
점선 = 이론 확률 50%
100번 중 0이 55.0%, 1이 45.0%. 많이 잴수록 이론값 50:50에 가까워집니다.
이 데모는 잡음이 없는 이상적 1큐비트 시뮬레이션이며, 측정 결과의 난수도 실제 양자 난수가 아니라 이론 확률(50:50)을 재현한 의사난수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똑같이 50:50으로 보이는 두 상태가 사실은 서로 다르다는 걸 봅니다.
데모만 따로 보려면 전체 화면으로 열기.
측정 횟수(1 · 10 · 100 · 1,000)를 고르고 측정 버튼을 누르세요. 결과가 막대그래프로 쌓입니다.
- 1회: 0이나 1 중 하나만 나옵니다. 다시 누르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1,000회: 두 막대가 점선(이론 50%) 근처에서 비슷해집니다.
한 번의 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많이 모으면 50:50이라는 규칙이 드러납니다.
실제로 돌려 본 결과
말로만 하지 않고 직접 돌려 봤습니다. 데모와 같은 방식(이론 확률 50:50을 재현하는
의사난수)으로 측정을 반복한 결과입니다. 난수 씨앗을 20260808로 고정했으니 같은
씨앗이면 누구나 같은 값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 측정 횟수 | 0이 나온 횟수 | 1이 나온 횟수 | 0의 비율 |
|---|---|---|---|
| 1회 | 1 | 0 | 100% |
| 10회 | 1 | 9 | 10% |
| 100회 | 49 | 51 | 49% |
| 1,000회 | 495 | 505 | 49.5% |
| 10,000회 | 5,026 | 4,974 | 50.3% |
10회 줄을 보세요. 10%입니다. 이론값 50%에서 40%포인트나 벗어났습니다. 이걸 보고 "이 큐비트는 1이 잘 나오나 보다"라고 결론 내리면 완전히 틀린 판단입니다. 표본이 10개일 때는 이 정도 흔들림이 흔합니다.
그리고 횟수가 늘수록 50%로 다가가지만, 10,000회에서도 정확히 5,000:5,000은 아닙니다. 26회 차이가 남았습니다.
1,000회를 다섯 번 반복하면
같은 조건으로 1,000회 측정을 다섯 번 되풀이해 봤습니다.
1회차 516 : 484
2회차 482 : 518
3회차 494 : 506
4회차 526 : 474
5회차 513 : 487
같은 큐비트, 같은 회로, 같은 횟수인데 매번 다릅니다. 500:500은 한 번도 안 나왔습니다. 아래에서 설명할 √N 규칙이 예측하는 폭(1,000회에서 약 ±1.6%p, 즉 ±16회) 안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입니다.
정확히 50%가 안 나와도 정상입니다
1,000번을 재도 500:500이 딱 떨어지는 일은 드뭅니다. 512:488 같은 값이 나오죠. 이건 데모가 틀린 게 아니라 표본이 유한하기 때문에 당연한 흔들림입니다.
흔들리는 폭은 대략 계산할 수 있습니다. 측정 횟수를 N이라 하면 비율의 표준오차는 0.5 / √N 입니다.
- 100회: 흔들림 폭이 약 5%p. 45:55 정도는 흔하게 나옵니다.
- 1,000회: 약 1.6%p. 48:52 안쪽으로 좁아집니다.
- 10,000회: 약 0.5%p.
핵심은 횟수를 10배 늘려도 정확도는 10배가 아니라 약 3배(√10배)만 좋아진다는 점입니다. 데모에서 100회와 1,000회 막대를 번갈아 눌러 보면 이 차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점선(이론 50%)에 가까워지긴 하는데, 생각만큼 빠르게 가까워지지는 않습니다.
흔들림의 크기를 숫자로 잡아 보면
몇 번을 재야 충분한지는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드로 200 번씩 실험을 반복해서, 나온 0 의 비율이 얼마나 흩어지는지 재 봤습니다.
10회: 평균 49.6% 표준편차 16.2%p
100회: 평균 50.1% 표준편차 4.9%p
1000회: 평균 49.8% 표준편차 1.5%p
평균은 세 경우 모두 50% 근처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흩어진 정도뿐입니다. 그리고 그 값은 횟수에 반비례하지 않고 횟수의 제곱근에 반비례합니다. 횟수를 100 배로 늘려도 흔들림은 10 배만 줄어듭니다.
간단한 어림 공식으로도 거의 같은 값이 나옵니다. 반반인 경우의 표준편차는
1 / (2√N) 인데, N=100 이면 5.0%p, N=1000 이면 1.6%p 입니다. 위의 실측값
4.9%p · 1.5%p 와 사실상 일치합니다.
이 관계가 실무에서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정밀도를 두 배로 높이려면 측정을 네 배 해야 합니다. 10 회 측정에서 8:2 가 나오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닌 이유도 여기 있는데, 그 정도 횟수에서는 흔들림이 16%p 수준이라 8:2 정도는 흔한 범위 안입니다.
버튼을 네 개 두려다 만 이야기
처음에는 1회·10회·100회·1,000회를 각각 버튼으로 만들었습니다. 누르는 즉시 결과가 나오니 편할 줄 알았죠. 그런데 화면에 버튼이 다섯 개가 되니, 방금 바뀐 그래프가 횟수를 바꿔서인지 다시 재서인지 헷갈렸습니다.
지금은 횟수 선택기 하나와 측정 버튼 하나뿐입니다. 횟수를 고르는 일과 다시 재는 일이 분리되니, 위의 "1,000회를 다섯 번 반복" 같은 걸 손으로 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 보는 게 이 편의 핵심이라 그쪽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진짜 무작위인가요?"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지점을 하나 정리해 둡니다. 이 데모의 0과 1은 컴퓨터가 만든 의사난수입니다. 이론 확률 50:50을 그대로 재현하도록 만든 것이지, 실제 양자 측정으로 얻은 값이 아닙니다.
표준 양자역학의 이상적인 측정에서는 개별 결과를 미리 확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습니다. 실제 하드웨어의 결과에는 이 양자 확률뿐 아니라 장비 잡음과 읽기 오류도 섞입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이 화면의 막대그래프만 봐서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분포가 같아 보인다고 해서 뒤에서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건 아닙니다. 이 구분은 다음 편의 주제와도 이어집니다. 확률만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니까요.
50:50이면 다 같은 상태일까
"그럼 H를 건 큐비트는 그냥 50:50 동전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똑같이 50:50으로 보이는 두 상태가 사실 서로 다르다는 걸 봅니다. 확률만으로는 큐비트를 전부 설명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1편 · 큐비트의 첫인상은 그냥 비트입니다로 돌아가거나, 3편 · 확률이 같아도 같은 큐비트는 아닙니다에서 상대 위상으로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 데모는 잡음이 없는 이상적 1큐비트 시뮬레이션이며, 측정에 쓰는 난수도 실제 양자 난수가 아니라 이론 확률(50:50)을 재현하는 의사난수입니다.
바탕이 된 자료: IBM Quantum — Superposition with Qiskit, IBM Quantum Composer(측정 기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