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RAID 랩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RAID가 있어도 백업은 따로 필요합니다." 이번 편이 그 이유와 해답입니다.
집 열쇠를 잃어버릴까 봐 여분을 만든다고 해 봅시다. 여분 두 개를 같은 열쇠고리에 걸어 두면 의미가 없습니다. 열쇠고리째 잃어버리면 같이 사라지니까요. 하나는 서랍에, 하나는 회사에 둬야 여분입니다. 백업도 같은 원리입니다. 사본이 몇 개인가보다, 서로 같이 죽지 않게 흩어져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재해마다 죽는 사본이 다릅니다
- 실수 삭제 — 원본을 지웁니다. RAID는 두 디스크에서 '동시에' 지웁니다. 미러링은 고장 대비 장치라, 실수까지 충실히 복제합니다.
- 랜섬웨어 — 공격자가 접근할 수 있는 연결된 저장소와 외장하드까지 암호화하거나 삭제할 수 있습니다. 연결된 사본만 두는 것보다 오프라인·불변 사본이나 별도 자격증명의 버전 기록을 함께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화재·도난 — 집 안 전부를 없앱니다. NAS 안의 디스크 두 개는 같은 상자에 있으니, 상자가 사라지면 같이 사라집니다.
RAID가 막는 재해는 이 중 하나도 없습니다. RAID는 '디스크 고장'이라는 단 한 가지 재해만 막습니다.
같은 재해 세 개를 두 구성에 때리면 결말이 이렇게 갈립니다.
- 🖱️ 실수 삭제 · NAS만 믿기 ⛔ 전멸 · 3-2-1 ✅ 어젯밤 클라우드 사본으로 복구
- 🦠 랜섬웨어 · NAS만 믿기 ⛔ 전멸 · 3-2-1 ✅ 클라우드 이전 버전으로 복구
- 🔥 화재·도난 · NAS만 믿기 ⛔ 전멸 · 3-2-1 ✅ 집 밖 사본이 살아남음
그래서 3-2-1입니다
- 사본 3개 — 원본 포함 세 벌. 하나가 죽어도 둘이 남습니다.
- 매체 2가지 — 디스크 + 클라우드처럼 다른 종류로. 같은 매체는 같은 이유로 같이 죽습니다.
- 집 밖에 1개 — 화재·도난 같은 물리 재해는 장소를 통째로 지우므로, 한 벌은 반드시 다른 장소에 둡니다.
재해는 종류마다 손상시키는 사본이 다르므로, 서로 겹치지 않게 흩어 두면 한 번의 고장이나 한 장소의 사고에 함께 잃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계정 탈취, 백업 파일 손상처럼 여러 사본에 동시에 영향을 주는 사고도 있으므로 정기적인 복원 테스트와 불변·오프라인 사본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덤으로 하나 더. 어젯밤 사본으로 복구하면 오늘 것만 잃습니다. 백업 주기가 곧 "잃어도 되는 시간"입니다. 며칠치까지 잃어도 괜찮은지 정하면, 백업을 얼마나 자주 할지가 따라 나옵니다.
백업 성공보다 복원 성공을 확인합니다
작업 기록에 ‘성공’이 찍혀도 실제로 필요한 파일이 열리지 않으면 백업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다음 확인을 일정에 포함하는 편이 좋습니다.
- 임의의 파일 몇 개가 아니라 폴더 전체를 별도 위치에 복원합니다.
- 문서·사진·압축파일처럼 형식이 다른 파일을 실제로 열어 봅니다.
- 파일 권한, 생성 시각과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설정도 돌아왔는지 확인합니다.
- 복원에 걸린 시간을 기록해 장애 때 기다릴 수 있는 범위인지 봅니다.
- 클라우드 계정이나 암호화 키가 없어도 복구 절차를 찾을 수 있게 별도 기록을 둡니다.
백업 주기는 잃을 수 있는 데이터의 양(RPO)에, 복원 시간은 서비스를 다시 쓰기까지 기다릴 시간(RTO)에 대응합니다. 용어를 외우기보다 “어디까지 잃어도 되는가”와 “몇 시간 안에 돌아와야 하는가”를 먼저 정하면 필요한 구성도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재해를 세 번 맞아 보세요
아래 파란 버튼만 누르세요
재해 3종을 맞고도 10년치 가족사진이 살아남을까요?
집 안
집 밖
3-2-1 점검표
- ✗사본 1/3
- ✗매체 1/2
- ✗집 밖 0/1
사본이 하나뿐이라 전부 미달이에요.
지나온 기록
재해를 시작하면 단계마다 기록이 쌓여요.
버튼은 하나예요. 재해 시작을 누르면 실수 삭제 → 랜섬웨어 → 화재를 차례로 맞고, 자동 재생을 누르면 끝까지 알아서 진행돼요. 재해 칩에 라운드 결과(✓/✗)가 쌓여요.
원리 세 가지만
3-2-1이 세 숫자인 이유
실수는 원본을, 랜섬웨어는 연결된 것을, 화재는 집 안 전부를 지워요. 사본을 서로 겹치지 않게 흩어 두면 어떤 재해에도 최소 하나는 남아요.
꽂아둔 외장하드는 랜섬웨어가 같이 암호화해요. 백업이 끝나면 분리하고, 클라우드는 버전 기록이 있는 서비스를 골라요.
어젯밤 사본으로 복구하면 오늘 것만 잃어요. “며칠치까지 잃어도 괜찮은가”를 정하면 백업을 얼마나 자주 할지가 따라 나와요.
데모만 따로 보려면 전체 화면으로 열기.
조작은 버튼 하나입니다. 자동 재생을 누르면 재해 세 개를 끝까지 알아서 진행하고, 재해 칩에 라운드 결과(✓/✗)가 쌓입니다.
- NAS만 믿기에서 실수 삭제 → 랜섬웨어 → 화재에 차례로 전멸(✗✗✗)하는 것을 봅니다. 3-2-1 점검표는 계속 ✗입니다.
- 3-2-1 지키기로 바꿔 같은 재해 세 개를 다시 맞습니다. 이번엔 라운드마다 살아남는 사본이 있고, 매번 복구에 성공(✓✓✓)합니다.
- 랜섬웨어 라운드에서 꽂아둔 외장하드까지 암호화되는 순간을 봅니다. 그런데도 버전 기록이 있는 클라우드는 살아남습니다.
저장 공간을 얼마나 잡아야 하나
3-2-1을 실제로 하려면 "그래서 디스크가 얼마나 필요한가"에 답해야 합니다. 원본 데이터가 2TB라고 두고 계산해 보겠습니다.
가장 단순하게 전체 복사본을 세 벌 두면 이렇습니다.
원본 2TB + 사본 2벌 = 최소 6TB
그런데 대부분은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매일 바뀌는 양이 전체의 일부뿐이기 때문입니다. 하루에 2%가 바뀐다고 가정하고, 전체 1벌에 매일 바뀐 것만 덧붙이는 방식으로 계산하면,
| 보관 기간 | 필요한 용량(대략) |
|---|---|
| 전체 1벌만 | 2TB |
| 전체 1벌 + 7일치 | 약 2.28TB |
| 전체 1벌 + 30일치 | 약 3.2TB |
30일을 되돌릴 수 있는데 용량은 1.6배면 됩니다. 이게 증분 백업을 쓰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같이 정해야 합니다.
- 얼마나 자주 뜨는가 — 사고가 났을 때 되돌아갈 수 있는 지점의 간격입니다. 하루 한 번이면 최악의 경우 하루치 작업을 잃습니다.
- 얼마나 오래 두는가 — 랜섬웨어나 실수는 며칠 뒤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관 기간이 짧으면 "백업은 있는데 전부 감염된 뒤 것"이 됩니다.
두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실시간 동기화만 걸어 두면 지운 파일이 그대로 사본에서도 지워집니다. 동기화는 백업이 아니라는 말이 이 뜻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과거의 시점이 남아 있어야 백업입니다.
위 숫자는 "하루 변경 2%"라는 가정에서 나온 계산값입니다. 사진·영상을 계속 추가하는 환경이면 변경률이 훨씬 크고, 필요한 용량도 함께 커집니다. 실제 값은 자신의 NAS에서 며칠간 증분 크기를 재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어떤 사본이 어떤 재해에 듣는가
정리하면 사본마다 막아 주는 재해가 다릅니다. 그래서 개수가 아니라 배치가 중요합니다.
| 사본을 둔 곳 | 디스크 고장 | 실수 삭제 | 랜섬웨어 | 화재·도난 |
|---|---|---|---|---|
| 같은 NAS의 RAID | 막음 | 못 막음 | 못 막음 | 못 막음 |
| 늘 꽂아 둔 외장하드 | 막음 | 막음 | 못 막음 | 못 막음 |
| 빼 두는 외장하드 | 막음 | 막음 | 막음 | 같은 집이면 못 막음 |
| 버전 기록이 있는 클라우드 | 막음 | 막음 | 막음 | 막음 |
오른쪽 아래로 갈수록 넓게 막지만, 하나만 두면 복원이 오래 걸리거나 비용이 큽니다. 사본 3개, 매체 2가지, 집 밖 1개라는 셈이 여기서 나옵니다.
데모 밖의 이야기
데모는 백업 배치의 원리만 남기고 증분·차등 백업, 스냅샷, 불변 스토리지, 복원 테스트 같은 요소를 생략했습니다. 실시간 '동기화'는 삭제·암호화도 즉시 따라 하므로 백업이 아니라는 점, 2편 파일 공유 랩에서 본 SMB 공유가 랜섬웨어의 주 통로라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집 밖에서 NAS에 안전하게 접속하는 길은 4편 외부 접속 랩에서 다룹니다.